2021년 겨울, 집앞 공원은 훵했다. 눈발이 내리는 겨울이라 그랬고, 코로나 팬데믹의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중이여서도 그랬다. 얼른 카메라는 들고 여기로 나갔는데 네트도 없이 마주보고 있는 농구대가 공원 운동장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. 어릴적엔 그네타기는 언제나 오픈런이었는데, 요즘은 텅 빈 좌석인 모양이다.
2023년 2월 10일, 어제도 같은 공원을 카메라를 들고 방문했다. 눈 대신 미세먼지가 휘날렸고 마스크는 벗었지만, 여전히 우리에겐 후유증이 남아있는 것 같다. 언제쯤 그네 앞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꼬마녀석들이 씩씩대고 있을지 그날을 기다려본다.
이승환 2021